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코드를 짜고 있다. 그런데 그중 상당수는 프로그래밍을 배운 적이 없다. 변수가 뭔지, 함수가 뭔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들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마케터가 자신만의 데이터 분석 도구를 뚝딱 완성하고, 선생님이 학생 맞춤형 퀴즈 생성기를 만들고, 소상공인이 재고 관리 시스템을 직접 설계한다.
OpenAI의 공동창업자 그렉 브록먼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조용한 충격을 던졌다. 에이전트 코딩, 즉 AI가 자동으로 코드를 생성하고 실행하는 기술이 이미 개발 프로세스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술이 이제는 개발자의 영역을 넘어 비개발자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
숫자를 다시 읽어보자. 80%. 열 줄의 코드 중 여덟 줄은 이미 사람이 직접 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는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불편했다.
개발자로 일했던 시간이 있다. 밤새 오류 메시지와 씨름하고, 스택 오버플로를 새벽 세 시에 뒤지고, 드디어 코드가 돌아갈 때 느끼는 그 특유의 안도감을 안다. 그건 단순한 생산성의 문제가 아니었다. 뭔가를 만들어냈다는 감각, 기계를 내 의도대로 움직였다는 작은 승리감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AI가 그 80%를 가져가버리면, 남은 건 뭔가.
처음엔 상실감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보자.
Excel이 처음 나왔을 때, 회계사들은 겁을 먹었다. 손으로 계산하던 장부 작업을 기계가 대신하게 됐으니까. 그런데 Excel은 회계사를 없애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회계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Photoshop이 나왔을 때도 같은 이야기가 반복됐다. 전문 디자이너만 할 수 있던 작업을 일반인도 흉내 낼 수 있게 됐을 때, 디자인이라는 영역은 좁아진 게 아니라 넓어졌다.
에이전트 코딩도 같은 문법으로 읽힌다. 아니, 읽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싶다.
Google이 자사 내부 코드의 상당 부분을 AI로 생성한다고 밝혔다. Meta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런데 서울의 작은 스타트업 팀은, 개발자 한 명이 예전에 다섯 명이 하던 일을 혼자 처리하고 있다.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빠르게. 그리고 이제는 기획자도, 디자이너도, 대표도 직접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본다.
개발이 민주화되고 있다는 말이 드디어 실감 나는 시대가 됐다.
그렇다면 에이전트 코딩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기술적 설명보다 비유로 접근해보자.
당신이 훌륭한 건축가라고 상상해보라. 설계도를 그리고, 공간의 흐름을 구상하고, 어떤 재료가 어울릴지 판단하는 것은 당신의 일이다. 그런데 벽돌을 하나하나 쌓고, 전선을 연결하고, 배관을 까는 작업은 숙련된 시공팀이 맡는다. 에이전트 코딩은 그 시공팀의 역할을 AI가 맡게 되는 것이다. 설계의 언어, 의도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건축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AI는 밤을 새우지 않는다. 실수를 하더라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스스로 수정해나간다. 지치지 않는 주니어 개발자를 옆에 두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이 주니어는 커피도 마시지 않고, 퇴사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너무 쉽게 환호하고 싶지 않다.
뭔가 중요한 것이 조용히 빠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감각일까. 코드를 직접 짜는 과정에서 사람은 단순히 결과물만 만드는 게 아니다. 문제를 분해하는 방식을 배운다. 왜 이 접근이 틀렸는지, 왜 이 구조가 비효율적인지를 손으로 겪으면서 이해한다. 그 마찰의 시간이 사실은 사고력을 키우는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80%를 AI에게 넘기고 난 후, 남은 20%의 인간적 판단은 과연 더 정교해질까. 아니면 그 20%마저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흘러갈까.
이것이 옳은 방향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기술의 발전 방향이 언제나 옳지는 않았고, 좋은 의도가 언제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도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 하나의 장면이 마음에 걸렸다.
내가 아는 지인이 있다. 개발을 배운 적 없는 30대 초반의 기획자다. 그가 지난주에 처음으로 자신만의 업무 자동화 도구를 만들었다고 연락해왔다. AI에게 말로 설명하고, AI가 코드를 짜고, 그가 결과를 보고 방향을 조율했다. 총 소요 시간은 이틀. 그는 "이게 개발인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 문장이 오래 남았다. 이게 개발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쩌면 그게 핵심일지도 모른다. 개발이라는 개념 자체가 다시 정의되고 있는 것 아닐까. 코드를 '친다'는 행위에서, 문제를 '설계한다'는 사고로. 기계의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에서, 기계와 협업하는 능력으로.
그렉 브록먼이 던진 숫자, 80%.
이 숫자를 위협으로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직업의 경계가 흔들리는 느낌은 불안하다. 내가 오래 쌓아온 기술이 갑자기 가벼워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코드를 쓸 줄 몰라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포기해야 했던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았을까. 개발자를 구하지 못해, 또는 개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사라져간 아이디어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 아이디어들이 이제는 살아날 수 있다면, 그건 작지 않은 일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에이전트가 만들어낸 코드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고, AI가 설계를 대신해줄 수는 없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코드를 쓰지 않아도 개발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나는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 진짜 질문은 하나다.
당신은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
📌 이 글은 AI와 함께 작성되었습니다.